“ 나는 순환과 반복의 에너지로 충실한 실제 속에서 생명의 원형과 만남을 제시하고 싶다. ”
심문섭 작가는 1943년 경상남도 통영에서 출생하였다. 통영은 ‘한국의 나폴리’라고 표현될 정도로 바다 물빛과 파도가 수려한 곳이며 이러한 통영의 지역적 영향을 받은 작가는 바다로부터 비롯한 자연의 순수하고 근원적인 에너지와 물질 간의 관계성을 담은, 조소, 회화, 사진의 다양한 영역에서 작업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심문섭은 1969 - 71년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연이은 수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여 이후 파리비엔날레를 비롯한 다수 비엔날레에 출품하였으며, 1981년 일본에서 개최된 제2회 헨리무어 대상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적으로 그의 예술성을 각인하였다. 특히 파리 루아얄 정원에서 한국인 작가 최초로 전시에 초대되어 프랑스 예술 문화 훈장을 수여받았다.
흙, 나무, 돌, 철 등을 주 재료로 한 ‘관계’, ‘현전’, ‘목신’, ‘메타포’, ‘제시’, ‘반추’ 시리즈는 그의 대표작으로, 순환과 변환을 주제로 자연의 내재적인 생명력을 표현하고 있다. 형태 중심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자연과 작업 행위와의 다양한 관계성에 주목한 그의 작품 세계는 전통적인 한국 조각의 개념에서 벗어나 ‘반(反) 조각의 조각’이라 불리며 큰 주목을 받았다.
심문섭은 프랑스 아틀리에의 주어진 한계 속에서 작가적 표현을 발전시키기 위해 회화의 영역으로까지 작업을 확장하게 된다. 반복된 붓질로 나타나는 그의 회화는 바다의 이미지를 상기시키며 물결의 마티에르는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며 숨 쉬는 생명을 표현한다. 미지의 자연에 대한 동경을 향한 수행적인 그의 작업 방식은 이전의 조각의 주제와 일맥상통하며 끝없는 자연의 순환을 함축된 시간의 단면으로써 캔버스에 담아내고 있다.
2017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유례없는 큰 개인전을 개최하는 등 파리, 도쿄, 베이징 등 전 세계적으로 활발한 작업 활동을 펼치고 있다.
b. 1943, 경상남도 통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