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S

  • Time on paper & ...
    심문섭 개인전

    2024.03.21 - 2024.04.27
    두손갤러리

    “나의 작품은 드로잉의 성격과 페인팅의 성격을 이중적으로 가지고 있다. 드로잉에 의한 페인팅이요, 페인팅에 의한 드로잉이다. 지극히 미묘한 밸런스의 붓질에 의한 선들은 물감을 투명하게 하고 물감은 선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이 갈등의 밸런스에 의해 화면은 형성된다. 그림은 시작도 끝도 없는 무한의 세계로 내달린다.” - 심문섭

    심문섭은 다양한 종류의 드로잉을 실천해 왔으며, 여러 방식과 변화를 거쳐왔다. 이번 전시에는 드로잉과 페인팅의 이중 성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며 “갈등의 밸런스” 사이에서 “무한의 세계”가 펼쳐진다.

    작가의 작업 위를 오가는 파도의 밀도, 형태, 움직임은 각각 다르다. 아크릴은 캔버스 위에서는 좀더 풍부한 질감과 독특한 느낌을 줄 수 있고, 종이 위에서는 더 부드럽고, 섬세하며, 밀도있는 겹침이 더 선명하다. 그림 속의 붓질은 작가가 엄격하게 작업하는 것만큼, 신체의 움직임이 시각화된다.

    심문섭은 같은 주제를 가지고 두 개 이상의 소재와 방식으로, 미묘한 감성적 변화와 다양성을 보여준다. 어느새 화면 위의 파도가 서서히 관람자의 가슴으로 점점 더 깊이 밀려오는 것을 체감하게 된다. 이는 현실세계의 비유이기도 하다.

    두손갤러리의 전시 제목 ‘Time on paper & ...’에서처럼, 최근 심문섭의 국내외 중요 전시에 ‘시간의 풍경’ 이나 ‘시간의 항해’ 와 같이 ‘시간’이 앞세워진 제목이 종종 등장한다. 심문섭은 청송(聽松) 고형곤의 선철학 연구, 즉 선불교와 노자의 사상의 “반자도지동”(反者道之動)에 근거하여, 서구적인 직선적인 크로노스(Chronos)적 시간이나 종교적인 카이로스(Kairos)적 시간이 아닌, 동양적인 원(圓)적시간, 즉 윤회를 담아냈다. 물질에 시간을 담게 되면서, “시간과 빛을 물질화한” 작업을 통해 그만의 독특한 항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오늘까지도 시간의 항해는 지속되고 있다.

    “바다, 아름다움의 고향”

    ‘물’은 ‘정적이며 사유적’이나, ‘바다’는 운동감을 넣은 ‘동적이며 체험적’이다. 심문섭은 “문학이나 그림은 자전적”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작가가 “신체적으로 체험하고 감성적으로 깊이 교감되어야 이를 잘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바다는 하늘과 바다가 맞닿는 수평선처럼 “갈등의 밸런스”의 극적인 모델이다. 그는 파도는 “쉼없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고 하며, “바다의 영원성과 파도의 순간성이 거기서 만난다”고 한다. 그 무엇보다, 심문섭에게, “바다는 아름다움의 고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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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흔들리는 코끼리
    엄정순 개인전

    2024.02.02 - 2024.03.16
    두손갤러리

    두손갤러리는 2024년 2월 2일부터 3월 16일까지 엄정순 작가의 개인전 《흔들리는 코끼리》를 개최한다. 전시는 작가가 ‘본다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코끼리의 비유를 통해 작업한 드로잉, 회화, 사진, 조형 등 6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보는 것’에 대한 근원적 물음에 대한 답을 코끼리의 비유에서 찾는다. ‘장님 코끼리 만지기’ 우화와 한반도에 들어온 첫 번째 코끼리의 역사적 사건을 작품의 주요 서사로 삼는다. 또한 코끼리가 지상에서 가장 큰 동물이라는 이방의 생명체로서 우리의 편견에 대한 사유를 작업에 담는다. <코 없는 코끼리>(2022)는 ‘다름’의 모습을 포용한 작품으로 2023 광주비엔날레에서 ‘박서보 예술상’에 선정되며 크게 주목받았다. 이를 통해 결핍에 대한 사회적 의미를 공유하며 새로운 통찰을 제시하였다.

    《흔들리는 코끼리》는 작가가 코끼리에 관한 두 개의 서사를 연결하여 서로 다른 시공간적 순간들이 공존하고 상호 영향을 미치는 시간 개념을 시각화한 전시이다. 시간 이미지를 관통하는 것은 ‘흔들림’으로 작업 속에 등장하는 코끼리, 새 그리고 사진 속 풍경을 흐릿하게 하거나 생략하여 기존과 다른 모습으로 표현하였다. 흔들림의 표상은 ‘움직이는 것은 살아있는 것’이란 존재의 변화하는 속성을 보여주는 것이며, 이는 대상의 새로운 의미나 정체성을 찾아보려는 시도를 뜻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작업 전반을 조명하는 자리로, 코끼리를 통해 보이는 것의 본질과 존재의 의미를 모색해온 작가의 작업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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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인의 개인전
    최진욱 ·이혁

    2023.11.16 - 2023.12.23
    두손갤러리

    두손갤러리는 11월 16일부터 12월 23일까지 최진욱(b.1956)과 이혁(b.1988) 2인의 개인전을 함께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감성적 리얼리즘’이라는 자신만의 이념이 담긴 자유분방한 조형성이 돋보이는 최진욱과 북한의 이데올로기와 재현 미술에서 벗어나 새로운 회화적 담론을 형성해가는 이혁의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이다. 이번 전시는 동질성과 이질성을 지닌 두 작가의 작품을 함께 소개하여 두 작업의 접점을 발견하고, 구상 회화의 정체성과 서로 다른 화풍을 천착하는 이들의 관계성을 조명한다. 한국 동시대 한국미술의 구상과 추상이라는 이분법 너머 회화세계의 양상을 고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전시 제목 《I never read 1984》은 조지 오웰의 디스토피아적 소설 1949년작 『1984』를 이용한 것으로, 소설에서 1984년 미래는 테크놀로지 기계에 의해 감시당하는 통제된 삶으로 묘사되나, 1984년 1월 1일 백남준은 인공위성을 활용해 텔레비전 쇼인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선보이며, 기계문명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수용하지 않고 테크놀로지를 통해 전 세계인이 행복해질 수 있다는 유토피아적 세계관을 보여주었다. 이번 전시는 인간과 기술의 낙관적 공존을 주창했던 백남준의 사유와 그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다.

    《회화의 전환》에서는 작가 스스로 “감성적 리얼리즘”이라고 표현해오며 자신만의 독자적 리얼리즘을 구축한 최진욱의 작품을 선보인다. 최진욱에게 좋은 그림이란 세계와 삶에 대해 위계질서를 갖지 않는 회화이다. 즉 화가와 대상이 균등한 힘을 가진 관계 속에서 관찰을 통해 그 대상에 대한 강한 이미지를 특정한 형태로 포착해내는 것이다. 또한, 작가 주위의 일상적 찰나를 ‘회화적 사건’으로 포착하고 그리는 과정 자체에 대한 성찰을 시각화함으로써 시공간과 세계에 대한 지각이 확장되는 그만의 이념을 표현한다. 최진욱은 이번 전시에서 그의 대표 작품인 <자화상>(1992) 연작과 미국 유학 시절 좋아하게 된 애드워드 호퍼를 소재로 일상을 담은 <호퍼 달력>(2022) 연작 그리고 자신의 팔이 포함된 화실의 전경을 그린 신작 <2인전을 위하여>(2023) 연작 등 회화 12점을 소개한다.

    《나 거기 있고, 너 거기 있지》는 북한에서 태어나 2009년 남한으로 건너온 이혁의 작품을 선보인다. 그는 자신이 습득해온 사실주의적 이미지의 재현 기법을 지우고 물감을 긁고, 뭉개고, 닦아내며 그리는 반복 행위를 통해, 작가가 느낀 이질감, 상실감, 그리움과 정체성을 자신만의 방법론으로 새롭게 형성하고 있다. 살아오며 겪었던 상처와 감정들을 아름다운 이미지로 작품 속에서 서로 화해시켰다. 이혁은 자신의 예술적 행위를 통해 혼란한 내면과 현실을 극복해내며 절대적 진리가 무엇인지를 작품을 통해 묻는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이혁의 작품은 <자화상>(2023) 연작의 신작으로 구성된다. 작품에는 그를 상징하는 들개와 함께 붉은 의자, 티비 등 새로운 소재가 함께 화면에 등장한다. 이외에도 작가의 이상향에 대한 그리움을 그린 산수화 작품 <너 거기 있고 나 여기 있지>(2022)등 회화 및 드로잉 15점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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